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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인공지능, 기계의 무시무시한 반란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4. 1. 28. 11:47
일요일 아침 티비에선 영화 터미네이터를 연속으로 방송해주고 있었다. 나는 반쯤 흘려보면서 오 굉장해 여전히!라고 감탄하며 작은 거울 앞에서 코털기계로 코털을 깍고있었다. 작은 기계가 회전하면서 날카로운 칼날로 코털을 무자비하게 자르는, 서걱서걱 끼리끼릭대는 소리가 퍼진다. 그 소리가 귓속을 소름끼치게 파고드는데 티비에서는 무시무시한 자의식을 획득한 기계의 반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간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나는 코털이 무자비하게 잘려나가는 소리를 들으면서 제발, 하고 빌었다. 만일 사이버다인이 모든 기계를 통제하는 세상이 온다면, 그러니까 모든 기계가 인간을 상대로 공격을 하는 때가 온다면, 제발 일요일 아침만은 아니길. 그러니까 제발 코털깎는 중에는 그러지 말길. 차라리 문을 부수고 들어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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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로너건, 맨체스터 바이 더 씨꼭그렇진않았지만 2024. 1. 21. 21:14
죽을것 같은 지독한 인생에도 작은 온기들을 나누는 사람들 먹먹하고 좋은 영화. 인물들의 대사도 무척 건조하고 사실적이라서 인상적이다. 리의 상대를 바라보지만, 보지 않는 것 같은 연기(그러니까 사실 상대의 얼굴을 지나서 그 뒤를 보는 듯한 공허한 시선)가 먹먹하고, 패트릭이, 냉동고와 엔진(심장)이 곧 고장날 배를 아버지를 보는 것 만 같아 오열하고 집착하는 장면도 먹먹하다. 리가 경찰서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고, 전 부인이 울면서 하는 대화 장면도 무척 오래 기억에 남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