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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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4. 5. 18. 12:33
요즘 조금씩 요리에 도전해본다. 재밌기도 하고, 어떤 결과물이라도(설사 잘 안되었을 지라도,) 먹어 치워 소화시킬 수 있어서 그 자체로 완결성을 띄는 행위라는 점이 무척 맘에 든다. 앞으로 여러가지 요리에 도전해 볼 생각. 1. 수육 - 막걸리로 해먹다가 최근 물없는 방식으로 변경. 사먹는 돈이 아까울 정도로 쉽고 싸고 맛도 좋음. 마늘기름장과 와사비, 양꼬치 시즈닝 등을 곁들임 2. 파스타 - 토마토 파스타는 대용량으로 코스트코에서 소스를 사다가 소고기, 치즈, 바질가루, 양파 등등을 넣어 잔뜩 해두고 먹고 남는 것을 소분해서 얼려둠. 바쁠 때 녹여서 먹음. - 알리로올리오는 자주 해먹는편. 소고기나 새우살 중 하나를 넣고 마른 적고추 가루를 넣어서 약간 칼칼하게 하는 편 - 여름엔 마리네이드 소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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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Division, Love Will Tear Us Apart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4. 5. 16. 21:25
https://youtu.be/zuuObGsB0No 알리에서 산 Love will tear us apart 포스터가 넘 예브다. When routine bites hard and ambitions are low And resentment rides high but emotions won't grow And we're changing our ways, taking different roads Then love, love will tear us apart again Love, love will tear us apart again Why is the bedroom so cold? You've turned away on your side Is my timing that flawed? Our respect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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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밤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4. 5. 15. 07:59
불어오지 않는 바람을 기다리던 낮들 꿀 수 없는 꿈을 소망하던 밤들 https://youtu.be/F2cx8SyS2oE I needed the shelter of someone's arms And there you were I needed someone to understand my ups and downs And there you were With sweet love and devotion Deeply touching my emotion I want to stop and thank you, baby I wanna stop and thank you baby How sweet it is to be loved by you How sweet it is to be loved by you I close my 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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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억들은 공간에 깃든다.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4. 5. 9. 06:54
어떤 기억들은 공간에 깃든다. 그러니까, 오래된 기억은 라면 건더기 스프의 작은 건조 야채같다. 생생한 체험이었던 그것은 시간이 갈수록 제 몸의 수분을 모두 날려버리고, 메마르고 작아진다. 얼마 지나지 않은 기억은 생생하고 세밀해서 마치 다시 한 번 그 일을 겪는 듯 하고, 더불어 그 경험에 관한 그때의 내 감정도 손에 잡힐듯 되살아나지만, 결국 하루하루 지날 수록 기억은 커다란 뼈대만을 남긴 채 서서히 바랜다. 마치 멀리서 사진을 찍으면 그대로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색이 군데군데 바랜 건물처럼, 마치 거울 속 내 모습이 몇 년전과 그닥 변한게 없는 것 같지만 자신만 아는 확실한 노화의 징후를 여기저기에서 감지하는 것 처럼, 기억의 세부적인 부분은 흐려진다. 기억은 그렇게 큰 덩어리에서 더 작은 덩어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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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란 하루 시간을 쪼개서라도 하고픈 것들이 점점 생기고 있다.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4. 5. 8. 15:29
모자란 하루 시간을 쪼개서라도 하고픈 것들이 점점 생기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하찮은 것이라도 좀 적어보는 건데, 쉽지 않다. 글을 쓰는게 쉽지 않은게 아니라, 내 성향때문에 쉽지 않다. 나는 평소에 말을 잘 안한다...수다스러울 때도 있지만, 대부분 무의미한 헛소리를 내뱉을 때만 그렇고, 내 본심, 마음 속 깊은 생각, 하잘 것 없는 통찰 같은 건 누구에게도 잘 말하지 않는다. 왜냐면, 필요가 없고, 용기도 없기 때문이다. 내 생각 따위를 누군가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뿌리 깊은 태도는 거의 내 몸과도 같아서, 계속 그리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리 살아갈 것만 같다. 그렇다. 짧게 말하자면, 나는 누군가와 내 생각을 공유하고 싶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굳이 알고싶지도 않은 것이다....왜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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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런 느낌이다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4. 4. 27. 06:35
길에 들어서면, 하루키의 1973년 핀볼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쓰리 플리퍼 스페이스십인 핀볼 기계를 찾아 들어선, 싸늘한 핀볼 시체들의 안치소 같은 곳에서 3년 만에 만난 그녀(핀볼기계)와 조우하는 서늘하면서도 먹먹한 장면. 그녀는 찾아온 그에게 게임을 할 것인지 묻지만, 그는 기껏 어렵게 찾아와서는, 안할거라고 대답하고 만다. 이유는 자신이 기록한 최고점수를 온전히 남기고 싶기 때문에. 그러면서, 자신의 점수를 기억하느냐고 그녀에게 묻자 그녀는 대답한다. 물론, 내 최고점수이기도 하니까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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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인공지능, 기계의 무시무시한 반란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4. 1. 28. 11:47
일요일 아침 티비에선 영화 터미네이터를 연속으로 방송해주고 있었다. 나는 반쯤 흘려보면서 오 굉장해 여전히!라고 감탄하며 작은 거울 앞에서 코털기계로 코털을 깍고있었다. 작은 기계가 회전하면서 날카로운 칼날로 코털을 무자비하게 자르는, 서걱서걱 끼리끼릭대는 소리가 퍼진다. 그 소리가 귓속을 소름끼치게 파고드는데 티비에서는 무시무시한 자의식을 획득한 기계의 반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간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나는 코털이 무자비하게 잘려나가는 소리를 들으면서 제발, 하고 빌었다. 만일 사이버다인이 모든 기계를 통제하는 세상이 온다면, 그러니까 모든 기계가 인간을 상대로 공격을 하는 때가 온다면, 제발 일요일 아침만은 아니길. 그러니까 제발 코털깎는 중에는 그러지 말길. 차라리 문을 부수고 들어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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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시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3. 11. 10. 21:03
아네스의 노래 이창동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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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3. 10. 30. 15:54
속절없이 노래만지는 이파리들 하염없이 높아만가는 하늘 눈치없이 맑아만지는 공기 지금, 여기엔 가을이 한창인데 모로 눕는 이파리 가득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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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3. 10. 4. 22:42
세상엔 아무런 의미도 없어. 정말이야. 세상에 의미가 있다면 그건 단 하나야. 그건 무의미라고 부르지. 그는 출근준비를 마치고 가방을 들면서 말했다. 그는 다시한번 말했다. 세상에 의미가 있는건 딱 하나라고. 뭔데? 하고 나는 물었다. 무의미. 그러니까, 세상에 단 하나의 의미는 무의미라는 것, 이라는 거야? 그럼 우린 왜 사는 거지? 너도 출근을 하잖아. 어떤 의미도 없는 세상이라면 출근은 왜 하는 건데. 그건 무료하기 때문이야. 무의미 세상에선 너도 나도 무의미하니깐 무료하거든. 그러니까 출근을 하고 월급을 받고 그 돈으로 무의미한 소비를 하면, 무의미한 경제라는 것이 돌아가는 거지. 그리고 거기에 기초한 무의미한 사회가, 국가가, 정치가 생겨나고...하지만, 그건 모두 무의미에서 비롯된 권태에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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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걸 해라고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3. 9. 22. 10:29
아침에 먼가 떠오른 생각이 있었는데, 조깅 중이라 적을 수가 없었고...지금은 생각이 나질 않는다. 꽤 멋진 생각이었던거 같다는 기억만 남았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 하기 싫어도 할 것을 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은 딱히....뭐, 하고 싶고, 그걸 한다는데 말이 필요하진 않을 것 같고,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은 괄호를 붙여야 한다. 괄호에 들어갈 내용은 이런 것이다. = 하기 싫은 것은 안하는 것, 즉 저 말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하기 싫은 것은 안한다는 말이다. 당연하게도, 이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고, 울기 싫어도 울어야 하고, 웃기 싫어도 웃어야 하며, 말하기 싫어도 말해야 한다. 우리는 살기위해 먼가를 해야만 한다.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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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맥카시 별세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3. 6. 14. 18:27
R.I.P 당신의 글을 좋아했습니다. 편히 쉬세요. 당신은 잠들지만, 당분간 저는 춤을 조금 추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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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2022. 9. 20. 17:29
말 이란건 보통 때는 대충 쓸만하다가도, 정작 필요할 땐 밑이 빠진 항아리의 시커먼 속 같소. 손으로 그 속에서 아무리 쓸어 주워 담아보려해도 쥐어지는건 차가운 공기와 빈 손바닥 뿐, 허망할 뿐이외다. 특히나 오늘처럼 내 마음을 전할 말을 찾지 못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말이란 놈이 너무 허무할 정도로 허술해서 화가 나외다. 내 그대에게 느끼는 이 감정이 사랑도 아니요, 그렇다고 우정은 더욱 아니고, 의무도 아닌지라, 난 그대를 연인으로도, 친구로도, 가족으로도 부르지 못해서, 벙어리 냉가슴이란 이런 것인가 짐짓 앓다보면, 이러다 죽겠지 싶어 어떻게든 그대가 나에게 무엇인지를 길게 길게 적어보기도 하오. 그렇게 조금 써보면 어떤 때는 시도 되었다가, 조금 더 끄적이면 노래도 되었다가, 몇날 밤을 꼬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