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나무사이그녀눈동자 (23) 썸네일형 리스트형 해변 평일 오후의 해변은 한산했다. 뜨거운 태양이 그늘 한 점 없는 해변을 공평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날씨도 좋았지만, 사람이 드문 점이 더욱 기분이 좋았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잔잔한 바닷바람이 머리칼을 날리는 기분이 좋았다. 그녀와 나는 두어걸음 떨어져서 맨발로 나란히 하얗게 반짝이는 모래사장을 천천히 걸으며 긴 두 벌의 발자욱을 남기고 있었다. 날씨, 진짜 너무 좋네그녀는 내 말을 듣고 조금 뜸을 들이다 대답한다. 응.와 저기봐 어떻게 저래. 말이 안돼 지금. 너무 좋다.나는 말을 하며 그녀를 돌아본다. 그녀의 입이 생글거린다. 눈은 선글래스안에 가려있었지만. 우리는 해변의 오른쪽으로 낮은 건물들이 고만고만한 담장을 서로 맞대거나 드문드문 떨어진 채 이어져있.. 잔디 그녀는 그 사진을 자신의 구글포토에서 찾았다. 그때 우리(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을 말한다.)는 세계 최고였지만, 그녀 개인적으로는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남편은 갓 대학을 졸업한 젊은 여자 서퍼와 바람이 나있는게, 어제 거의 확실해졌다. 남편의 차에서 노란 비키니 수영복 하의가 뒷 좌석 아래 쑤셔박혀있는 걸 그녀가 꺼내들었을 때, 그 안에서 천박한 붉은색의 가짜 손톱도 같이 튀어나왔다. 막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 스코티는 동급생과 학교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다 들켜서 지난 달 부터 수업을 받는 대신 학교 상담센터로 등교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 번 목요일 오전, 그녀는 학교 상담센터에 스코티와 같이 가서 상담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했다. 덴버에 혼자 계시는, 평생 군인으로 복무하셨던 아버지는 2년 전부터 .. 해변의 그네 위 소녀 아이는 울고 있을까? 잘 모르겠다. 내가 앉아있는 곳에서는 그 아이의 뒷모습만 보일 뿐이다. 이따금 어깨가 들썩이고 손을 들어 얼굴을 훔치는 게 아마 울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할 뿐이다. 아이의 머리칼은 금발이었고 민트색 바탕의 하얀 잔꽃무늬 원피스에 가죽 샌들을 신고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백사장에 홀로 세워진 그네가 있었고, 아이는 거기에 앉아 흔들리고 있었다. 그네는 바람에 조금씩 앞뒤로 움직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멎어있었다. 시간이 지나 만조가 되면서 그네에 앉은 아이의 발 밑까지 조금씩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아이는 꽤 오래전부터 그 자세로 그냥 그네에 앉아있었고 이따금 어깨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았고, 매우 조용했다. 양손은 그네 줄을 꽉 잡고 있다가 가끔 얼굴..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