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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그렇진않았지만

보르헤스, 불한당들의 세계사

틈나는 시간을 채우는 데는 보르헤스의 단편들만 한 게 없다. 

어두운 밤의 농밀한 공기와 긴장감이 꽉들어찬 "장밋빛 모퉁이의 남자"와

"기타 등등"에 수록된 천일야화의 다시쓴 버전들이 무척 좋다.

언제나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보르헤스라는 건물의 현관 첫 계단을 오르는 느낌이다.

물론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 곳은 또 다른 공터일 뿐이다. 뒤를 돌아보아도 내가 들어선 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