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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그렇진않았지만

박상륭, 죽음의 한 연구

 


첫 문장을 인터넷 어디선가 읽어보곤,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다.


1. 정말 재미있다.


2. 문장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가독성이 좋았다. 찰진 전라도 사투리나 방언은 가끔 다시 읽어봐야 했지만, 그리고 폰을 항상 옆에 두고 단어 검색을 자주 해봐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잘 읽혔다...가 아니라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 그냥 읽는 맛으로 보자면 굉장히 절망감을 주는 ㅎㄷㄷ한 경지.


3. 성경과 선불교에 대한 약간의 배경지식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은 선불교 6조 혜능을 모델로 삼고있고, 각종 연금술이나 주역 등의 유학, 도덕경, 성경 등의 내용이 이 종합되어 등장하기 때문이다. 등장하는 것 들중 내 능력을 벗어나는 상징은 놓쳤을 것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듬떠듬 앞 뒤를 다시 비교해가며 읽는다면 그리 어렵진 않다.


4. 예수를 재해석한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과 비교가 되는 부분이 있다. 특히 17일째 되던날, 주인공이 읍내 교회신자에게 강연하는 부분. 이 부분은 꽤 긴편인데 나름 이 소설의 중요한 매듭 중 하나이며, 결론적으로 가장 공들여 읽게 된 부분(왜냐하면,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형이상학적인 사변을 전개해나가는 부분이고, 이게 또 한 호흡에 읽기는 굉장히 긴 부분이라 자꾸 앞과 뒤와 간간히 등장하는 그림과의 비교가 수시로 필요하기 때문)인데....그러나 머 비교라고 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사람의 아들은 아이들 장난으로 보일정도. 박상륭은 여기서 압도적인 구라 능력을 보여준다. ㅎㄷㄷ



읽고나서 하고 싶은 말이 없는 책이 대부분인데....그만큼 재미있게 읽었고.. 매번 책을 들때마다 설레였던걸 고백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