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아무런 의미도 없어. 정말이야.
세상에 의미가 있다면 그건 단 하나야. 그건 무의미라고 부르지.
그는 출근준비를 마치고 가방을 들면서 말했다.
그는 다시한번 말했다.
세상에 의미가 있는건 딱 하나라고.
뭔데? 하고 나는 물었다.
무의미.
그러니까, 세상에 단 하나의 의미는 무의미라는 것, 이라는 거야?
그럼 우린 왜 사는 거지? 너도 출근을 하잖아. 어떤 의미도 없는 세상이라면 출근은 왜 하는 건데.
그건 무료하기 때문이야. 무의미 세상에선 너도 나도 무의미하니깐 무료하거든. 그러니까 출근을 하고 월급을 받고 그 돈으로 무의미한 소비를 하면, 무의미한 경제라는 것이 돌아가는 거지. 그리고 거기에 기초한 무의미한 사회가, 국가가, 정치가 생겨나고...하지만, 그건 모두 무의미에서 비롯된 권태에서 시작한 거라고. 알아 들었지?
그는 문을 나섰다. 그렇게 무의미한 세상에 작은 무의미를 더하는 그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