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위에뜬기분이었어

터미네이터, 인공지능, 기계의 무시무시한 반란

palesun 2024. 1. 28. 11:47

일요일 아침 티비에선 영화 터미네이터를 연속으로 방송해주고 있었다.

나는  반쯤 흘려보면서 오 굉장해 여전히!라고 감탄하며 작은 거울 앞에서 코털기계로 코털을 깍고있었다.

작은 기계가 회전하면서 날카로운 칼날로 코털을 무자비하게 자르는, 서걱서걱 끼리끼릭대는 소리가 퍼진다. 그 소리가 귓속을 소름끼치게 파고드는데 티비에서는 무시무시한 자의식을 획득한 기계의 반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간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나는 코털이 무자비하게 잘려나가는 소리를 들으면서 제발, 하고 빌었다.

만일 사이버다인이 모든 기계를 통제하는 세상이 온다면, 그러니까 모든 기계가 인간을 상대로 공격을 하는 때가 온다면,

제발 일요일 아침만은 아니길.

그러니까 제발 코털깎는 중에는 그러지 말길.
차라리 문을 부수고 들어온 T-101에게 샷건으로 단숨에 죽기를.

코털기계가 반란으로 내 코의 안쪽을 공격하는 일만은 일어나지 않기를.

으으 상상만으로도 정말 끔찍하지 않은가...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