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US), 3시즌 16 에피소드
로이는 팸을 놓쳐버린 게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서 팸을 볼 때마다 미안해하지만
팸도 로이와 파혼한 것이 짐 때문이기 때문에
팸도 아마 로이에게 미안할 것이기 때문에
로이는 자신이 팸을 자신의 여자로 여겨
내버려 둔 것에 대한 자책감에
그리고 다시 팸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어서
자신이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던지 깨달았기 때문에
로이는 팸의 상처가 덧날까 봐 조심조심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조금씩 그녀에게 다가가는데
케빈은 스팅의 Fields of gold를 연주하고
팸은 짐이 캐런과 춤을 추는 모습에 아마
후회와 질투와 외로움과 비애 같은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아니, 아마도 가장 큰 건 슬픔인 게 분명할 텐데
로이는 조심스레 팸에게 다가가서 춤을 청하는데
케빈은 로이에게 20달러를 받고 신청곡을 연주하는데
Dreams last so long even after you're gone
로이가 우리의 노래라고 신청한 곡은
어찌 된 일인지 이별에 관한 곡인데
당신이 떠난 뒤에도 꿈은 이어지는데
이제 로이와 팸은 무도회 장 밖에서
드와이트와 엔젤라도 밖에서
조용히 서로의 심장소리에 귀 기울이며 춤을 추는데
그리고 노랫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건물 밖에
마이클은 주저앉아 쓸쓸하게 노래를 따라 부르는데
You were meant for me
로이는 팸을 데리고 피로연장을 떠나고
이제 케빈의 연주는 폴리스의 Every breath you take로 이어지는데
짐은 그렇게 떠나는 팸을 바라보는데
이 몇 분의 장면들이 날 사로잡는데.
* 위 장면들에 쓰인 곡들은 각 씬 등장인물의 마음을 대변하듯 세심하게 선곡되었다. 우선 짐과 캐런이 춤추는 걸 지켜보는 팸의 노래는 Sting의 Fields of gold이다. 이 곡은 질투와 회한으로 짐을 바라보는 팸의 마음을 대변한다. 그다음 로이가 직접 선곡한 Jewel의 You were meant for me는 로이의 곡이다. 이 곡은 팸과 헤어진 로이의 슬픈 마음을 대변한다. 어쩌면 로이와 팸은 결국 이어지지 못하리라는 복선일 수도. 마지막 로이가 팸의 손을 잡고 피로연장을 빠져나가는 걸 짐이 쳐다볼 때 흐르는 곡은 The Police의 Every breath you take. 이 곡은 둘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짐의 마음을 대변한다. 짐은 캐런과 잘 지내지만 늘 팸을 지켜보기에. 덧붙여 보면 캐런이 The Police의 Everylittle thing she does is magic을 부르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 역시 캐런 자신이 짐과의 사랑에 빠져들었음을, 그래서 행복한 자신의 심정을 대변하는 곡일 게다.
그렇다 난 요즘 오피스에 푹 빠졌다.